< ARTWORKS
명확한 지평선
장지에 은분 151×118cm 2024
환경의 기록을 넘어서는 기록인 ‘연리’가 있다. 우연히 가까이 자라게 되어 지름이 굵어지는 두 나무는 하나가 죽어서 사라지거나 서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두 가지 선택만 남는다. 수심이 다른 수심을 만나 하나의 기록이 된다. 경계가 맞닿는 순간 서로의 껍질이 벗겨지고, 마찰이 생긴다. 서로 움직일 수 없으니, 둘이 하나가 되기로 한다. 기록하는 과정을 지난하게 바라보는 것. 그 과정의 선택과 순응, 그것이 나의 역사가 된다.
자연의 기록에 사람의 생이 있다. 결국, 살아 냈다는 것은 선택의 방향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내는 것 같지만, 그 자리에서 살아 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. 우리가 그저 인간이라는 것을 알고, 앞을 바라볼 수 있을 때, 비로소 그것이 선명해지는 순간 우리는 멈추게 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