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 ARTWORKS

기둥

장지에 은분 544×40cm(9PCS) 2022

사용자인 사람이 자연이 되고자 하는 마음. 그것은 ‘신의 영역(자연의 섭리)을 침범한 사람’이 만든 신전을 불가침의 영역이라고 규정하고 그 믿음을 증명하고자 세운 그리스 신전의 돌기둥과 같다. 건축의 기원을 수목에서 설명하는 수목 기원설이 있듯이 특별한 인공물은 곧 인간이 침범할 수 없는 영역으로 신성시되었다. 작품을 설치한 스튜디오126은 1940년대 한옥의 양식으로 지어졌다. 한옥 건축에서 하나의 의식으로 여겨지는 상량식은 자연을 채집해 인공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들의 염원을 담는 행위가 되었다. 자연을 다루는데 인위로 막을 수 없는 불의 영역에서, 안위를 갖고자 쓰는‘용’자와‘귀’자는 조왕신에게 의지하고자 행해지는 의식이다. 자연을 다루는 자가 느끼는 자연의 기운은 두려움일지 모른다. 섭리를 거스르는 인위를 통해 무사함을 감사하고 안녕을 비는 의식은 사용자의 나약함을 보여준다. 


이 지점에서 나는 자연은 선택하여 보는 것이 아니라 순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하는 대상으로 여긴다. 보이지 않은 것을 보고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듣는다. 변하지 않는 시간을 느끼고 자연이 되어 나를 바라본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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